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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이드시험] (2부) 선진국에서 본다 - ③ 동남권 -

현대천사 2008. 6. 4. 18:05

[여행가이드시험] (2부) 선진국에서 본다 - ③ 동남권 -
신문사 부산일보  등록일자 2008-05-30

'미래지향적 발걸음' 공감속 기업은 국경 초월

 
지 난달 30일 후쿠오카시 중심가에 위치한 후쿠오카시청. 8층 국제부 출입구에는 '국제부장', '국제과장'이라는 한글 안내팻말이 붙어 있었다. 취재진을 맞이한 후쿠오카 시청 공무원들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며 한국어로 건네는 인사가 자연스러웠다. "국제부 야스마루 히로유키 과장이 한국어가 가장 유창한 편이죠.
시청 직원 중에는 대략 30여명이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한 공무원이 귀띔했다. 또 이들 직원들은 한국어공부 모임까지만들어 한국 배우기에 열중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일해협을 사이에 둔 부산과 일본 규슈의 후쿠오카. '초광역경제권'이라는 화두가 던져지면서 두 도시는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친밀해지고 있다.
' 동남권과 규슈를 초광역경제권으로 묶어보자'는 희망찬 구상에 두 도시가 앞장서서 의기투합하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서 '미래지향적 발걸음'이라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부산 시장과 후쿠오카 시장이 만나 악수하는 모습에 일반인들도 상당한 기대를 나타냈고 민간부문에서는 부산-후쿠오카 포럼을 위
시한 광범위한 교류도 실제 진행돼 왔다. 규슈 현지에서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로 한일 양국 간 교류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였다. 후쿠오카시 와타나베 마사미쓰 경제진흥국장은 "부산과의 초광역경제권은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후쿠오카 입장에서도 탈출구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정치적인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경제·문화 협력을 이루려면 그에 걸맞게 단단하게 준비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두 지역 간 기대감의 차이나 완급 조절이 필요한 부분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터 닷새간 키타큐슈시에서 개최하는 일한경제교류 포럼에 부산대 임정덕 교수를 초청했다. '새로운 조류, 그리고 일한 신시대에의 기대'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행사는 두 지역의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초광역경제권으로 가기 위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로 임 원장도 흔쾌히 참여를 결정했다.
민간 차원에서는 이미 국경이라는 의미가 사라지는 추세다. 양 지역의 전문가들은 서로 네트워크를 꾸리고 통합과 관련된 아이디어찾기에 적극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규슈 경제권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규슈 경제인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규슈일한경제교류회가 대표적인 예다. 실제 한국 기업과 손잡고 일하거나 한국에 관심이 많은 기업인들이 모여 만든 이 단체는 각종 세미나와 모임을 가지며 '한국 알기'에 열중이다. 한국을 다녀간 횟수만 450여차례나 된다는 시노하라 오사무(제일
시설공업㈜ 대표이사) 교류회 회장은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손잡으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더 많이 찾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규슈를 찾는 부산 기업도 늘고 있는 추세였다. 후쿠오카에서 20여
년 간 활동해 온 강창현 일한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에 부산의 B건설사가 후쿠오카에 투자할 목적으로 현지조사를 나오기도 했다"며 "양국 기업인들에게 국경은 이미 없다"고 말했다. 이런 활발한 교류에도 한일 간에는 수많은 벽이 있는 게 사실이다. 부산 중구청이 일본인거리를 남포동 일대에 조성하겠다고 추진하다 시민 여론에 밀려 철회한 일이 극명한 사례다. 동남권-규슈의 통합도 역시 이런 벽을 뛰어넘는 일이 난제로 꼽힌다. 공식적인 통합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아직 '국경'이 최대 걸림돌이다. 현실적으로 비자나 통관절차, 나아가 관세까지 국가라는 틀에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 때문에 민간에서는교통이나 물류 등에 있어 부담이 되는 장벽이 확 없어져야 한다는 기대감이 높다.
후쿠오카 상공회의소의 하시모토 전무는 "일분일초가 아까운 기업인들은 국내를 오가는 것처럼 교통이나 물류가 뚫려야 상대지역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서 통합 논의에 나서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동남권과 규슈 전체가 하나로 뭉쳐야 초광역경제권의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로서는 두 도시를 중심으로 교류나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부산시와 후쿠오카시가 최근 합의한 공동 용역도 두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이 같은 한계를 넘어선 결과를 도출
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 지역 모두에 해당하는 문제로 지역 내 행정구역의 틀이언젠가는 걸림돌로 부각될 수 있다. 후쿠오카현 관계자는 "초광역경제권 형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후쿠오카시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진행 과정은 잘 모르고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초광역경제권 구상에 대해 협의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인재나 문화 교류도 필요하다는 충고도 설득력이 있다. 규슈대학의 마쯔바라 타카토시 교수는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아직 서로를 모르고 있고 거부감을 가진 이들이 많다"며 "대학생이나 관광객 등 민간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산 도약의 기회' …. 초광역경제권이라는 화두만으로도 두 지역에서는 상당한 기대와 희망이 생겨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주의할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규슈 현지에서도 초광역경제권이 정치적 구호나 형식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초광역경제권에 대한 기대감이나 구상 자체에도 양 지역 간에 격
차 가 있다. 규슈지역은 부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규슈 경제산업국 관계자는 "실제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협력을 할 수 있을지 조사하고 연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당장 성과를 내기보다는 장기적인 기회와 가능성을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 입장에서도 면밀히 검토하고 논의를 한 뒤 실행에 나서는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부산-후쿠오카간 자동차 분야 협력 사업을 조사한 부산의 한 전문가는 "자동차부품의 경우 양 지역 간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규슈의 전문가를 영입해 활용한다든지 하는 협력은 가능하지만 실제 경쟁을 할 경우에 지역기업들이 현저히 열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후쿠오카=김영한 기자 kim01@busanilbo.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