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쿠리쿠 3현 ‘春’ 신일본기행
호쿠리쿠(北陸), 일본열도 정중앙에 자리한 익숙치 않은 이름. 하지만 그 익숙치 않음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나, 호쿠리쿠는 일본적인 전통미와 아름다운 대자연이 조화된 곳이기에 이러한 기대감은 더욱더 크다.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쉽게 잊혀 지지도 않는 매력, 호쿠리쿠의 자연을 따라가는 봄 기행이 소박한 일본의 매력을 그대로 전한다.
일본 3대 정원, 햐쿠만고쿠 축제 등 볼거리 다양, 이시카와현 낯선 호쿠리쿠에서 여행자를 가장 먼저 이끄는 것은 단연, 일본적 정취로 이름 높은 이시카와현. 그중에서도 특히나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을 뿜어내는 곳이 이시카와현의 경제와 상업의 중심지인 가나자와시(金澤市)다. 이시카와현의 현청 소재지이기도한 가나자와시는 16세기 말엽에 무장 ‘마에다 도시이에’가 이 지역에 성을 축조한 이래 약 300년에 걸쳐 큰 번영을 이루어온 도시답게 현대적인 도시이면서도 곳곳에서 일본의 풍치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은 가나자와시가 다른 보통의 관광지와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이다. 때문에 가나자와로의 여행은 일본적인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여행자에게 있어 더욱 반가운 곳이다. 가나자와의 가장 대표적인 볼거리는 단연 일본 3대 정원으로 일컬어지는 ‘겐로쿠엔(兼六園)’. 지금으로부터 420년 전, 가나자와를 번성시킨 마에다(前田)가문의 정원으로 만들어져 150여 년 전인 1850년경에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된 일본 전통양식의 대표적 정원이다. 널따란 뜰 안에 큰 연못과 쯔키야마(築山:정원 안에 인공적으로 만든 산)가 자리하고 정자와 찻집이 더해져 일본 정원다운 풍치를 느끼기에 손색이 없어 정통 일본정원을 만끽하고 싶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겐로쿠엔 바로 앞에 자리한 가나자와성 이시카와몬(石川門)도 인기코스. 과거 마에다 가문의 성으로서 3세기 동안 번성하였으나 수차례의 전쟁과 화재로 소실되어 지금은 성터와 성의 성문인 이시카와몬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로 인정받은 찻집거리인 히가시차야 거리도 일본다움을 느끼기에 제격인 곳이다. ‘차야(茶屋:찻집)’란 과거 에도시대 당시 전통적인 여흥과 식음의 장소로서 히가시차야에는 이러한 당시의 요정과 찻집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당시 영주들만 이용했던 ‘시마’와 ‘카이카로우’와 같은 요정도 일반 개방되어 둘러볼 수 있으며, 근처 찻집에서 직접 차를 마시거나 가나자와의 명물인 다과도 함께 곁들일 수 있어 일본의 다도문화도 함께할 수 있다. 히가시차야거리 뒷골목으로는 미로와 같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리뉴얼한 건물을 배경으로 음식점과 기념품점이 가득 자리하고 있으며 아사노강의 풍경과 더불어 산책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6월은 역사와 전통의 도시 가나자와를 즐기기에 더욱 알찬시기이다. 바로 가나자와는 물론 이시카와를 대표하는 축제인 ‘가나자와 햐쿠만고쿠 축제’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햐쿠만고쿠 축제(百万石まつり)는 과거 이 지역의 영주였던 마에다 일가의 가나자와 입성(入城)을 기리기 위해 행하여지는 행사로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무사들의 거리행렬 등 영화나 대하드라마에서나 보았을법한 광경을 눈앞에서 연출해낸다. 가나자와시 전역에서 6월 초순(2008년도는 6월 6일~8일) 펼쳐지며 가나자와를 찾은 이들에게 흔치않은 볼거리를 선사한다. 1천3백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 깊은 가가(加賀)지역의 온천도 이시카와현 관광의 필수코스다. 이시카와현 남부의 가가시를 중심으로 가나자와 평야 남단부에 있는 가가 온천단지는 야마시로, 아와즈, 야마나카, 가타야마즈, 유와쿠, 와쿠라 의 총 6개의 온천지로 형성되어 있는 호쿠리쿠 온천관광의 대표적인 아이콘이 된지 오래다. 그중 특히 인기 높은 곳이 ‘야마시로 온천’. 야마시로온천은 지금으로부터 약 1300년 전에 발견되었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온천으로 고급스런 공동욕탕인 ‘소유·요쿠덴’을 중심으로, 붉은 격자창의 전통여관이 모여서 형성된 온천인 구루와라고 불리는 거리풍경으로 유명하다. 온천과 함께 전통체험을 즐길 수 있는 ‘아와즈 온천’도 인기 온천관광지이다. 가가온천지역의 6개 온천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온천으로 온천지 내에서는 온천 외에도 구타니 도자기, 와지마 칠기, 가가유젠, 금박공예 등 이시카와현의 전통공예를 즐길 수 있어 여행의 재미가 배가시킨다.
(사진)▲오는 6월 6일부터 8일까지 펼쳐질 예정인 ‘햐쿠만고쿠축제’. 마에다 일가의 가나자와 입성(入城)을 재현한 무사행렬이 볼거리다.(맨위)

(사진)▲일본 전통의 정원양식을 즐길 수 있는 ‘겐로쿠엔’. 봄시즌에는 야간조명이 더해져 한층 볼거리를 더한다.
후쿠이현서 대자연 속 명승지서 일본의 정취 느껴볼까 호쿠리쿠 3현 중 가장 서쪽에 자리하며 오래전부터 동해연안과 간사이 각지를 연결하며 대륙과의 소통로 역할을 해왔던 후쿠이현.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꼭꼭 숨겨둔 ‘자연미’는 후쿠이현을 단적으로 표현하기 가장 좋은 단어다. 때문에 후쿠이현을 즐김에 있어 ‘자연’은 빼놓을 수 없는 즐길거리. 대표적인 볼거리는 후쿠이현 북단 미쿠니쵸에 자리한 ‘토짐보(東尋坊)’. 토짐보는 후쿠이 북부해안 약 1km에 걸쳐 펼쳐진 웅장한 기둥형태의 암석으로 형성된 절벽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뛰어난 조형미는 이미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일본의 명승지로서는 물론 세계 3대 기승(奇勝-경치가 뛰어남을 뜻하는 말)으로 불리울 만큼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기암괴석 중 높은 것은 약 25m에 이르는 것도 있어 거대한 스케일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으며, 특히 동해로부터 밀려온 파도가 기암괴석에 부딪히며 하얀 파도거품을 만들어내는 장관은 너무 아름다워 사진을 찍는 것도 잊어버릴 만큼 여행객의 마음을 빼앗아버린다. 전국적인 유명세를 치르며 인기관광지로 이름 높은 에이헤이지절(永平寺)도 후쿠이여행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에이헤이지절은 지금으로부터 750년 전 도원선사에 의해 창건된 조동종의 대본산. 절까지 향하는 산세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경내에는 크고 작은 70여 개의 사찰시설들이 자리하고 있어 한적하면서도 장엄한 자연과 사찰의 조화가 매력적인 곳이다. 특히, 사찰 내에는 약 150여 명의 수도승들이 수행을 하고 있어 참선에 임하는 수도승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관광객을 대상으로 1일 참선체험코스도 마련되어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특별한 시간도 마련해 준다. 일본여행의 백미인 ‘성’을 둘러봄에 있어서도 후쿠이에서라면 특별함이 더해진다. 바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천수각과 만나볼 수 있기 때문. 전쟁통에 안개가 자욱히 끼며 성의 모습을 감추어 적을 몰아냈다는 신비한 전설을 가진 마루오카성(사카이시 소재)은 그 역사적 가치에 일본의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관광지로, 봄이면 벚꽃으로 가을이면 단풍으로 물들며 계절의 미를 선하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후쿠이현을 찾은 여행객이라면 ‘후쿠이현립 공룡박물관(카쓰야마시 소재)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후쿠이현은 일본에서 발굴된 공룡화석의 80% 이상이 출토된 공룡의 본고장으로, 공룡박물관에서 그동안 출토된 공룡화석이나 30여 개의 공룡 전신골격 등 흔치않은 볼거리를 즐길 수도 있다. 데라마치(오오노시 소재) 역시 가족과 함께 일본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흔치않은 풍경이다. 절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다는 뜻의 ‘데라마치’는 거리 전체가 바둑판처럼 정렬되어 있는 독특한 형태와 곳곳에 자리한 문화재와 사원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여유롭게 도시를 산책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사진)▲세계 유수의 명승지로 손꼽히는 토짐보. 바다와 기암괴석이 흔치않은 볼거리를 선사한다.

(사진)▲에이헤이지절에서의 좌선체험. 신자가 아니라도 심신을 다스리는 좋은 경험이다.
토야마현 제일 우나즈키온천서 호쿠리쿠의 대미를 장식 거대한 눈 설벽으로 유명한 일본 제일의 산악관광지인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立山黑部アルペンル-ト)가 자리한 호쿠리쿠 끝자락에 자리한 토야마현. 이 알펜루트와 이웃한 우나즈키온천(宇奈月溫泉)은 긴 호쿠리쿠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주부산악국립공원의 일부로서 아름다운 구로베협곡 내에 자리한 우나즈키온천은 토야마현 내에서도 최대의 용출량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기 온천관광지 중 한곳. 중심지인 토야마역에서 1시간 정도(토야마지방철도 본선 우나즈키온천역 하차)에 찾을 수 있어 협곡 속에 자리한 지리적 환경에 비해 비교적 교통도 편리하며 대자연속에 자리한 만큼 도회지의 흔한 온천과는 그 분위기부터가 격이 다르다. 토야마현 제일의 온천관광지인 만큼 총 수용인원이 4,000명에 이를 만큼 다수의 온천여관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우나즈키온천역 앞에는 뜨거운 온천물이 쉼 없이 솟아나 가히 온천의 명소임을 각인시킨다. 각 온천탕의 원천의 온도는 91도. 온도를 낮추기 위해 온천물을 식혀야 할 만큼 빼어난 수질도 매력적이다. 온천가 내의 온천여관의 개성적인 노천탕을 즐기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우나즈키온천에서 시작하여 협곡을 따라 달리는 산간열차를 타고 즐기는 전장 20.1km의 협곡열차투어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특히 협곡과 협곡을 잇는 아치형 철교를 건널 때면 봄을 맞아 수려한 오색의 아름다움으로 치장된 아찔함 구로베 협곡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사진)▲우나즈키온천역. 역 앞으로 용출되는 온천수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여행정보> 인천-코마츠공항(이시카와현) 간 정기편이 주 3회 운행하고 있음은 물론, 인천-토야마공항 간에도 주 5편의 정기편이 운행되고 있어 호쿠리쿠 일주여행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우나즈키온천까지는 JR토야마역에서 토야마지방철도 본선을 타고 우나즈키온천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소요시간은 약 1시간.
ⓒ일본관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기사입력:2008.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