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발전 포기 안된다 <4> 부울경 다른 현안들 안전한가

	국가균형발전 포기 안된다 <4> 부울경 다른 현안들 안전한가
신문사	국제신문	등록일자	2008-04-23
"새 정부 들어 지방단위 주요 사업들이 얼어붙어 있습니다." 동남권 국립과학관과 국립중입자가속기센터의 부산 건립·유치 업무를 맡고 있는 부산시 간부는 22일 이렇게 푸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정부 때는 그래도 지역 현안을 귀담아 들으려는 자세였으나 요즘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이들 2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부처를 방문한 이 간부는 "정부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일 뿐 추진 의지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균형발전 측면을 감안해줘야지, 사업 효율성과 예산만 따져서는 지역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울산 경남의 동남권 내 국책기관 유치 등 현안 사업들이 표류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방 홀대' 분위기 속에 주요 현안 사업들의 추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일부 사업은 차질을 빚거나 수도권 및 충청권역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어 동남권 유치가 험난할 전망이다. 우선 동남권 과학관 건립 및 중입자가속기센터 설치 사업을 보자. 이들은 지난해 6, 8월 당시 과학기술부(현 교육과학기술부)의 타당성 용역에서 필요성이 인정됐음에도 기획재정부는 과학진흥기금(재원) 고갈 문제를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는 800만 명 가까운 동남권에만 국립과학관이 없어 지역불균형을 초래하는 점과 동남권 암환자의 수도권 유출 예방 등을 내세워 이들 사업에 대한 조속한 결정을 촉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이렇다할 추진 의지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가 국정과제로 채택해 추진 중인 대전 및 충청권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동남권 과학기술 기반 조성에 큰 위협 요소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립중앙도서관 부산분관(국립부산도서관) 건립은 정부의 경제성 논리 등에 부딪혀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월 발표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비용편익분석(BC) 지수가 0.81로 기준치(1.0 이상)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올해 국비 10억 원의 예산이 반영됐음에도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부산시는 "문화시설로서는 이 정도 BC 지수가 매우 높은 편이다. 지역 문화시설을 경제적 측면으로 따지는 것은 맞지 않다"며 재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동남권 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은 부울경이 공동사업으로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의 관련 특별법 내용이 수도권 및 충청지역에 유리하게 돼 있어 성사가 벅찬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 2월 통과된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지원 특별법'에 따라 신규 단지 조성보다 기초·임상연구시설 등을 갖춘 기존 단지에다 응용·개발 분야 R&D(연구개발) 역량을 보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기존 의료단지를 보유한 대전(대덕특구)과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 등과의 유치경쟁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지자체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의지를 이미 나타냈다. 국립노화종합연구원은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가장 심각한 부산지역에서 설립 필요성을 전국 처음으로 제기했으나 부산 유치가 아직 미지수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11월 당시 보건복지부(현 보건복지가족부)가 실시한 타당성 용역에서 필요성이 인정됨에 따라 충북 오송지역에 부지를 확보했다가 부산시의 반발 등으로 중단됐다. 정부는 이 사업과 관련, 공모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남로봇랜드는 경남도의 대표적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인천과 공동 유치했으며 2013년까지 사업비 7000억 원 가운데 1500억 원이 국비로 지원될 계획이다. 그러나 경남도는 예비사업자로 뽑혔을 뿐 최종 사업자 결정은 아직 확실치 않다. 이런 데다 최근 정부의 '지방화 역행' 움직임으로 인해 로봇랜드 사업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경남도는 우려하고 있다. 창원시가 진행 중인 국도 25호선 사업도 정부의 '찔끔 지원'으로 애를 먹고 있다. 사업비(2973억 원)의 80%가 국비로 잡혀있지만 정부는 연간 50억~200억 원 정도만 지원해 당초 목표(내년)보다 늦은 오는 2012년에야 완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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