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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영화산업육성을 조선소 방식으로 - 정석훈

현대천사 2008. 5. 8. 11:41
[경제칼럼]영화산업육성을 조선소 방식으로 - 정석훈
신문사 전북일보  등록일자 2008-05-06
정석푼(전북개발공사 사장)
한 산업이 태동하고 성장 발전해나가는 과정을 관찰해 보면 크게 나누어서 두 가지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다운스트림에서 업스트림으로 발전하는 경우이다. 즉, 특정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지역에서, 각 산업요소의 경쟁력을 근거로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산업이 발전한다. 예컨대, 직물 생산에 필요한 면화 또는 실크가 많이 생산되고,

인근에 대규모 시장이 존재하면, 이들을 기반으로 하여 의복, 패션 산업이 발달하는 사례가 되겠다. 전통적으로 우리 생활과 밀접한 기초 산업은 대개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발전되어 왔다.

반면에, 특별한 경쟁 우위의 산업 요소를 구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경제 주체 (정부, 기업)가 확고한 비젼(VISION)하나로 신 산업을 투자하고 육성하여 성공시키는 경우이다.

주로 저개발 국가에서 제한된 자원을 특정 분야에 집중하여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통해 신산업을 육성한다.

즉, 업스트림 산업을 먼저 규정하고 육성함으로써 다운스트림 산업이 따라서 성장하여 전체적인 산업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오늘날 세계가 놀라 마지않는 철강, 자동차, 반도체, 조선, 휴대폰등의 우리 나라 기간 산업은 바로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육성되었다.

이번 주에 역사적인 군산 조선소 기공식을 가짐으로써 우리 전북 경제의 주축으로 자리잡게되는 현대중공업과 우리 나라의 조선 산업도 유사한 과정을 거쳤다고 하겠다.

지금은 누구나 공인하는 세계적 초 우량 기업인 현대중공업도 창업자의 놀라운 비젼 하나로 아무것도 없는 울산 방어진 시골 해변에 , 우선 선박 주문부터 받고, 선박 건조와 조선소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여 선박이 인도될 즈음에야 조선소가 그 면모를 갖추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과장하면 선박의 외부구조조물만 국산일 뿐, 거의 모든 기자재들을 선주의 요구에 따라 고가의 유럽 장비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그 후, 원가를 절감하려는 끈질긴 노력으로 국산 기자재 산업이 육성되었고, 30여년이 지난 지금은 거의 모든 기자재를 국산화하여 우리의 조선 산업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우리 전북 경제를 조망해보면, 우선 다운스트림에서 업스트림으로 발전한 경쟁력 있는 사업으로 식품 산업을 들 수 있으며, 각종 한 브랜드 산업도 우리의 오래된 전통 문화의 소산인 측면에서 유사한 산업으로 우리가 계속 육성해야 할 소중한 산업이다.

한편, 최근에 유치되고 있는 대기업(현대중공업, 동양제철화학, 두산 인프라코어)들이 선도하는 신 산업은 하향식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수많은 다운스트림 기업들을 육성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하향식, 또는 조선소 방식으로 육성해야 할 산업으로 영화 산업을 제안해 본다.

영화 산업의 미래 부가 가치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더라도, 이미 국산 영화의 절반 이상이 도내에서 촬영되고 있고, 최근 세트 촬영이나 후작업을 위한 제작 센터도 전주에 완공되는 등 영화산업을 우리 도의 전략 산업으로 육성할 기회가 무르익고 있다고 본다

조선소 방식이란 전북이 주도하여 제작비를 마련하여 대형 영화제작 프로젝트에 투자함으로써 수도권의 영화산업 관련업체를 전북으로 유인하는 방안이다.

지금까지 최고의 제작비가 투입된 국산 영화는 "디워"(700억원)로 알려져 있으며, 소위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는 통상 1000억 에서 2000억 정도가 투입된다고 한다. 만약 1000억 정도의 펀드를 조성하여 세계 시장에 내놓을 만한 대작을 전북 내에서만 제작하는 조건으로 투입한다면, 선박이 완공될 즈음 조선소가 완공되는 것처럼, 영화 제작이 완료되면 영화제작에 관련된 각종 다운스트림 산업이 전북에 갖추어 질 것이다.

물론 프로젝트 완료 후에도 이들이 계속 전북에 머물면서 영화제작을 계속할 수 있도록 후속 프로젝트발굴이나 각종 지원 등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미 다른 시, 도에서 유사한 시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1000억이 큰 규모이기는 하나 지자체 들이 우선 협력하여 종자돈을 만들어서 자본시장과 협력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자랑스러운 전주 국제영화제의 성공을 축하하며, 실속있는 영화산업의 메카로서 전북이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